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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민일보 2009.04.28일자 " 서울 고교들 요즘 “날 좀 보소” 러브콜 후끈"
이름
이영선
등록일
2009-04-30

[에듀 라이프] 서울 고교들 요즘 “날 좀 보소” 러브콜 후끈

 
[2009.04.28 17:47]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내년 고교 선택제 앞두고 홍보 열전

1974년 고교 평준화 이후 30년 넘게 유지돼 온 학군제에 기반한 서울 지역의 고등학교 배정 방식이 2010학년도부터 대폭 달라진다.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골라서 가는 이른바 고교선택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고교 간 ''세일즈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 자치구들 역시 관내 학교를 ''명문고''로 육성하기 위해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우리 학교로 오세요"= 28일 문정고(문정동)에 따르면 이 학교는 다음달 8일부터 인근 지역에 사는 대학생들을 학교로 불러 방과후에 재학생들을 상대로 과외수업을 진행한다. 12명의 ''대학생 선생님''들이 매주 한 번씩 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2시간씩 국·영·수 중심의 그룹과외를 실시하는 것이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이며 대학생들에게 주는 강사료는 학교 측이 부담한다. 고교선택제 시행 이후 펼쳐질 고교 간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는 길은 학교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성적순이 아니라 그간 사교육을 안 받고 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오래 이용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44명을 선발했다"며 "고교선택제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만큼 학생들의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창문여고(송중동)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도록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학습 계획을 적을 수 있는 ''플래너''와 오답노트 등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배부했으며 조만간 학부모들을 상대로 학부모로서 알아야 할 ''자녀 교육법''을 가르쳐주는 설명회도 갖기로 했다. 이 학교 재학생 동아리인 ''창문아리'' 역시 학교를 홍보하는 UCC 동영상을 다음 달 중 제작해 온라인 상에 배포할 계획이다.

자양고(자양동)의 경우 한강을 사이에 두고 경기고(삼성동)와 마주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 경기고가 워낙 전통적인 명문고이다 보니 ''동문 파워''나 교육시설 등에 있어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학교 최성락(55) 교감은 "교육 수요자들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왔기에 고교선택제에 대해 반대하진 않는다"며 "홍보실도 만들어 대외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학습부진아들을 위한 특별 수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찾고 있다"고 전했다.

보인고(오금동)도 지난해 12월 재학생들로 구성된 홍보 도우미 42명을 선발, 출신 중학교에 보내 학교의 장점을 적극 선전해오고 있다. 또 교직원들에게는 주민회관 등을 돌면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학교 이미지를 홍보하도록 하고 있다. 양정고(목동)는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방학 때 ''예비 고1 캠프''를 열어 중학생들에게 고교 생활을 미리 체험해 보도록 할 예정이며 상일여고(상일동)는 지역 케이블TV를 통한 학교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자치구별 ''명문고 키우기'' 열전= 중구는 지난달 ''명문학교육성팀''을 만들었다. 관내에 명문고를 만들어야 지역 내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학력신장 예산'' 13억7000만원을 배정해 관내 5개 인문계고에 8000만원씩을 균등 지급했으며, 오는 2학기에는 모의고사 성적 향상도를 잣대로 차등 배분할 계획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거주 학생 수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적은데다 명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도 이화여고(정동) 정도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명문고를 만들어야 아이들이 중구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경우 지역 고등학교와 재단, 동문들이 손잡고 명문고 육성을 위한 재원을 공동 분담하는 ''매칭펀드제''를 도입했다. 구청이 45억원을 지원하며, 나머지 5억원은 학교재단이나 동문이 부담하게 된다. 강동구는 학교재단이나 동문으로부터 2010년에는 15억원, 2011년에는 25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지역내 11개 고교가 참여하며 확보된 재원은 원어민 강사 초빙과 영어체험학습실 조성, 각종 학습 프로그램 제작 등에 쓰이게 된다.

강남구도 2년간 21억원을 투입하는 ''강남 명문고 프로젝트''를 가동키로 했다. 관내 총 16개 인문계고 가운데 5개 학교에는 2억원씩, 나머지 11개 학교에는 1억원씩을 지원한다. 학교 선정은 현직 교장, 시교육청 장학사 등 12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이지만 고교선택제 시행으로 혹시나 있을지 모를 우수학생 유출만큼은 막아야겠다는 포석을 놓은 셈이다.

마포구 역시 고교선택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 30억원이던 교육 관련 예산을 39억4700만원으로 늘렸다. 구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학생 배정 방법이 대폭 달라지는 만큼 미달사태를 우려하는 학교들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 온다"며 "늘어난 예산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나은 교육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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