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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찾아 떠나는 인생 여행의 시작

보인고등학교

김석한 중등연맹회장 “Boys be ambitious!”

작성자 : 정제승 조회 : 2825회 작성일 : 2008.06.12 00:00

 

혹자들은 한국축구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한다. 학원축구 시스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축구를 이끌어 온 버팀목이 학원축구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풋볼위클리가 중등축구연맹 김석한 회장을 만나 유소년 축구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성공한 기업인으로 알고 있다. 회사 소개부터 간단히 해 달라

주식회사 인성하이텍의 사장으로 있다. 인조모피를 생산하는 회사로 전세계 인조모피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곰인형이나 완구류에 들어가는 인조털도 만들고 있다. 현재 한국과 중국에 4개의 제조공장을 운영 중이다.

중등연맹 회장을 맡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서울시 축구협회 부회장직을 10년간 지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축구인들을 많이 알게 됐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축구를 무척 좋아해 회장직을 수락했다. 사업하는 사람이 어린 선수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현재 중등연맹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 중등연맹에서 맡고 있는 선수들이 13~15세 선수들이다. 그 연령대의 선수들은 우리나라 축구를 짊어지고 나갈 미래다. 그 선수들 모두 마음 놓고 열심히 운동해 훌륭한 선수가 된다면 더 바랄 바 없지만 축구 선수가 모두 성공할 수는 없다. 중등연맹은 ''공부하는 축구선수''를 키워낼 생각이다. 축구와 공부를 병행하면서 재능 있는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운동에 뛰어드는 것이 가장 좋은 모델이라 생각한다. 유소년 시절에 선수 장래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우리 중등연맹의 역할이다.

지도자 연수에 관한 플랜도 가지고 있나

올해 11월 10일부터 2주간 네덜란드 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지도자 연수 프로그램에 중학교 지도자 25명을 보낸다. 올해가 3년째인데 내년까지 치면 백 명 정도가 연수를 마치게 된다. 일부에서는 지도자 연수가 형식적이지 않을까 걱정도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지도자 연수는 유럽여행도 아니고 쇼핑을 목적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모든 연수생들은 프로그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지도자 연수자의 선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전국 시도의 학교 수에 비례해서 각 시도에 할당 인원을 배정해 주면 각 시도 지도자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인원을 선발한다. 연맹에서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그 많은 돈 만큼의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국제대회도 유치했는데 소개해 달라

이 전까지는 축구협회 주관으로 열렸던 대회인데 작년부터 우리 연맹이 맡아서 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의 청룡, 화랑 두 팀을 포함해 일본, 중국, 태국, 라오스 등 8개국이 출전했다. 이번에는 대회 규모를 더욱 확대할 생각이다. 프랑스 유명 유소년 클럽과 브라질, 호주, 일본, 북한, 태국, 싱가폴, 동티모르 팀들을 초대해서 의미를 더 할 것이다. 작년 대회를 개최했던 전남 강진에서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 10월 16일부터 23일까지 대회를 연다. 이 대회를 정기적으로 유치할 것이다.

중학교에서 바로 프로에 입단하는 시스템이 드래프트의 시작으로 불가능해졌다. 드래프트 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대다. 한국축구는 아직까지 학원스포츠에 의존하고 있고 각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 팀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학원스포츠 팀들이 좋은 선수를 만들어 프로팀에 보내 금전적 지원을 받거나, 아니면 학원팀이 아예 프로 구단의 시스템 범주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현재 드래프트 제도는 그렇지 못하다. 학교에서 주머니 털어가면서 어렵게 중고등학교 선수들을 길러 놓으면 프로팀들은 그런 선수들만 빼가려고 한다. 프로팀만 한국축구를 짊어지고 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17세 대회 부진의 원인도 드래프트 제도와 연관 짓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의 관점은 조금 다르다. 우선 신체조건부터가 그렇다. 우리 선수들은 누가 봐도 어린티가 줄줄 나지만 외국 애들은 수염도 거뭇거뭇하고 아저씨 같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 환경도 틀리다. 어릴 적부터 천연잔디에서 공을 차는 유럽과 맨땅에서 운동해온 우리는 천지차이다. 신체적 조건과 저변 자체가 현격히 차이 나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좋지 않은 조건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유소년 시절부터 고민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물론 드래프트가 개선이 필요한 제도이지만 너무 이 제도 하나만을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단지 한 대회의 실패를 가지고 호들갑 떠는 언론들도 문제다.

이번에 열린 추계 연맹전으로 전주가 들썩거렸는데

추계 연맹전에 147개 팀이 참가했고 1학년 대회가 열린 군산까지 합치면 230여 개의 학교가 출전한 것이다. 학부모와 학교 선생님까지 만 명 이상이 전주 지역에서 보름정도 생활했다. 전주가 이번 대회를 개최하면서 실질적으로 80~100억 정도의 이득을 챙겼고, 전체적으로 따지자면 200억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각 지자체 쪽에서도 이런 장점을 보고 중등연맹 대회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각 그룹별 우승자를 가리고 왕중왕전을 펼치는 등 대회 방식이 특이했다

예전 대회에서는 100여 개 팀이 출전해도 우승팀은 단 한 팀뿐이었는데 나는 이런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유소년 대회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회의 우승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 30개 팀씩 묶어 5개 그룹으로 나눠 5개의 우승팀을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5개 대회를 연 효과가 있다. 13~15세의 어린 선수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하는데 그게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왕중왕전은 축구협회에서 순위를 매겨달라는 바람에 신설한 방식인데 이마저도 내년부터는 없앨 계획이다.

학부모들이 그라운드에 뛰어드는 등 판정시비도 있었는데

판정에 대한 항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됐다. 학부모들이 필드까지 내려와 심판에게 욕하는 모습은 정도를 벗어났다고 본다. 그런 식으로 항의를 한다면 어린 선수들은 심판의 권위를 평생 동안 우습게 여길 것이다. 앞으로 그런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팀이 있을 경우에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추계 연맹전을 중학교 대회에선 이례적으로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렀다

전국에는 멋진 천연잔디 구장이 많다. 나는 이 구장을 어떤 누구보다도 유소년들에게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 대회를 열 때 우리 중등연맹의 첫 번째 조건은 " 당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천연잔디 구장을 개방하겠는가. " 이다. 그게 계약 조건의 최우선 순위다. 유소년들에게 좋은 시설의 구장을 개방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런 부분을 소홀이 해놓고 결과만을 가지고 떠드는 건 잘못됐다.

교육부에서 ''합숙 불가''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에 찬성하나

어느 부분을 막던 제도적으로 근본적 해결책이 없으면 변칙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학교 내에서 합숙을 못 하게 한 이후로는 전부 학교 앞에 아파트를 얻어서 합숙을 실시하고 있다. 결국 재정적인 어려움은 학교든, 학부모든 더욱 커지게 되어있다. 해결책을 만들어 놓고 규정을 시행하는 게 옳지 않았나 싶다.

유소년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도자들의 기본적인 마인드가 아직 부족하다. 가르치는 사람이 됐다고 해서 본인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지도자들을 계속 양산해 나가야 한다.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학교에게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소개해 달라

농촌이나 시골 학교의 축구부들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큰돈은 아니지만 선수들에게 음료수나 다과, 간식비용 정도 지원해 주는 단계다. 이번에도 20개 팀에 지원금 30만 원씩을 전달했는데 아직 지원금이 적어 송구스러울 뿐이다. 앞으로 지원을 점차 확대하는 게 연맹 회장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보인고등학교 이사장직을 맡고 보인고 축구부도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

보인고등학교는 식구들이 많아 상고를 졸업하고 취직을 해 집안 살림에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입학했던 나의 모교이다. 보인상고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학교를 물려받은 사람이 아니다. 기업인으로 회사를 꾸려 얻은 이익을 후진 양성에 쏟고 싶어 이사장직을 맡았는데, 때마침 내가 좋아하는 축구부가 우리 학교에도 있어 너무 즐거웠다. 이사장으로서 학생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게 나의 일인데 축구부 선수들 또한 그런 혜택을 받아야 할 나의 아들들이다. 학교에 소속되어 운동하는 동안은 선진화된 설비에서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조건을 재단 이사장으로서 만들어줬을 뿐이다.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오나

내가 기업인이라 주위에 회사를 경영하는 많은 사장들에게 지원을 받는다. 춘계대회는 하나은행이, 추계대회는 신한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해 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은행들 모두 우리 회사의 거래은행이다(웃음). 그 밖에도 내가 유소년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코오롱, 애경, 토마토저축은행 등 여러 곳에서 지원을 많이 해 준다. 대회를 유치하는 지방 도시의 지원도 큰 힘이 된다.

회사의 재정적인 능력을 봐서는 국가대표나 K-리그 등 성인축구에 더 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K-리그 구단들은 모기업에 대한 홍보와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나? 하지만 우리 회사는 100% 수출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 타깃을 국내 시장으로 잡고 있지는 않다. 우리도 국내 시장 위주로 사업을 한다면 홍보의 가치를 느끼고 한번쯤 생각을 해 보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유소년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일이 나에게는 더 소중하다.

어린 선수들의 경기 습관 중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 재미있는 축구, 즐거운 축구를 해야 하는데 현재는 오로지 승부에 집착하는 축구를 하는 상황이다. 승부에 집착하는 플레이를 계속 한다면 창조적인 부분은 당연히 뒤떨어지게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유소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단지 유능한 축구선수만이 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최고의 심판이 될 수도 있고, 축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의료진이 될 수도 있다. 또 축구 행정가도 좋다. 첫 번째 계획이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해 2안, 3안을 만들어 놓고 다각도로 축구를 즐겼으면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을 가져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젊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꿈''이 있는 사람은 두려울 것이 없다.

* 약력

- 보인상업고 31회

- 성균관대학교 상과대학

-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정치학 석사

- 미국 코헨대학교 경영대학원 명예 경영학 박사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AMP과정 수료

- 현 한국중학교축구연맹 회장

- 현 인성하이텍 대표이사

- 현 학교법인 대주학원 이사장

* 상훈

- 최우수 선진 기업상 수상(중화인민공화국)

- 제37회 무역의 날 대통령상 수상 및 5천만 불 수출탑 수상

- 경기도 해외시장 개척분야 대상 수상

- 경기도 산업평화상 기업체 부분 은상 수상

- 납세자의 날 산업포장 수상 및 대한민국 100대 개인납세자 선정

- 제11회 삼우당 대한민국 섬유패션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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